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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개조사업

일상단상

by Fulton 2013. 7. 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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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용도로 글을 쓴다는 것이 사치인 시기다. 처리해야 할 행정 업무는 많고 그러다 보니 이런 글 저런 글을 생각했지만 다 뒤로 밀려났고, 블로그는 버려진 채로 오래였다. 바빠진 탓이지만 관리자인 내가 제일 큰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부정할 수가 없는 일이다. 무엇이 그렇게 나를 바쁘게 했을까 생각을 하니 뭔가 기분이 참담해졌다.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그 시절에는 하루에 말을 세 마디 이상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언어적인 표현을 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고 친우는 있어도 말을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렇게 살면서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편했다. 내가 표출할 것도, 그리고 표출해야 할 이유도 찾지 못하던 때였고 그렇게 살았지만 교사들도 친우들도 그리고 가족도 그러한 성향이나 성격, 기질에 대해서 좋은 평을 해주지 않았다. 다들 어느 정도 성격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조언을 받아 들였다. 성격 개조 작업에 들어갔고, 처음에는 연기하냐는 험담도 들었지만 그것이 어느 순간 나의 성격, 기질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매우 극심했고, 많은 에피소드도 많았지만 내 성격을 바꾸고 그것을 공고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요즘에 느끼는 것은 그렇게 성격을 바꾸고 스트레스를 받고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지도 못하고, 그냥 이래저래 사는데 그냥 말을 하지 않고 할 필요도 못 느끼던 그 때가 더 그립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그 때는 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이 들던 때가 훨씬 더 적었다는 생각도 든다. 오늘 날 하루에 내가 커뮤니케이션과 그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로 10번 이상 스트레스를 받는 다면 그 때는 적어도 밥 먹을 때인 세 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되었다. 지금의 내가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때의 나보다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궁금한 것은 과연 성격을 고치는 데 들어간 노력이 나에게 어떠한 기여로 돌아왔는지가 알고 싶어졌다. 오늘의 나는 불행하진 않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때의 나보다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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