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경제적 측면에서는 주한미군 도입시 방위분담금 증액의 가능성과 한국군의 직접 도입시 막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통한 경제적 손실도 예상된다. 결국 사드 배치의 문제를 단선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국가이익 차원에서 복합적이고 신중한 고려가 요구된다.”[1]






재작년 말-작년 초에 나온 사드 배치를 주제로 써서 모 저널에 실었던 논문의 초록이다. 그때도 이렇게 썼으나, 지금의 상황에 오고 나니 기분이 참 미묘하다. 이렇게 예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결과가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에 오니 참으로 난감하다, 중국은 왜 저리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넌덜머리를 내는가?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하더라도, 다른 국가 특히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과의 동맹국으로서 억지를 위한 무기체계가 배치된 일본과의 비교를 해보더라도 확실히 중국의 반응은 보편적이지 않은 행태를 보인다. 한국의 사드 배치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방어의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며, 군비 확충의 당위성을 가진다. 허나 이러한 한국의 움직임에 중국은 불편한 코멘트를 넘어서 실제의 제재를 통해 강압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에 대해 다양한 설명이 나오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한국이 바라보기에 중국의 방식은 온당하지 않으며 당위적으로 맞지 않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당위적이지 않으며 동시에 중국도 주변국가에게 패권국으로 보일 수 있는 현상을 왜 보여주는 지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중국이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방향으로의 이해가 필요하다. 첫째는 국가정책의 근간을 두는 국가이익과 이를 연계하는 중국의 국가안보의 문제로 보는 것이다. 둘째는 사드 문제를 둘러싼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이유가 한중관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 지 살펴보는 것이다.


첫째, 이 문제에서 먼저 짚고 가야하는 것은 국가이익에 대한 내용이다. 중국은 한반도의 사드배치가 중국의 중국의 국가이익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는 선언을 한다. 대체 사드가 중국의 국가이익을 어떻게 해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서 한국은 왜 중국의 제재를 감수해야하는 문제가 되는가? 이를 살피기 위해서 먼저 국가이익이 어떤 개념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가이익의 개념은 근대국가의 성립과 함께 시작되었다. 17세기 이전에는 군주제가 보편적인 정치체제였으며, 이런 경우에는 군주의 이익이 곧 국가의 이익이었으나 베스트팔렌 조약에 의해 국가주권의 개념을 형성되어 국민국가가 등장하면서 국가 간의 관계를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국민의 이익으로 전환시켰다. 이러한 국가이익에 대해 모겐소는모든 국가는 국가이익을 추구하며, 이 국가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힘, 또는 권력(Power)을 추구한다.[2]며 국가이익을 국가가 지닌 권력으로 정의했다. 즉 모겐소에게는 국가이익이란 힘(Power)이며 힘이 바로 국가이익이다. 또한 국가이익의 개념은 고정불변의 절대적 정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객관적 크기에 의하여 상대적으로 규정될 문제이기 때문에 권력이 오히려 국가이익에 선행하는 본원적 개념이 되기에힘은 국가목적인 동시에 수단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설명하면 국가이익은 국가생존을 위한 최우선적 이익으로 영토의 보존과 자주독립의 보존, 국민보호와 국민복지 향상, 국가의 명예 그리고 국가의 힘의 증대를 의미하고 있다.


허나 국가이익은 국가의 정치적 행위를 판단하고 지시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국가이익의 우선순위가 결정되지 않으면 군사력 등 국가의 가용 자원과 노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모든 국가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각 국가이익에 균등하게 국가의 자원과 노력을 배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국가안보와 같이 국가의 존립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국가이익과 다른 국가이익에 동등하게 자원을 할당하는 것은 애당초 사리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즉 이러한 차원에서 국가이익은 분화가 되고 우선순위가 나타나게 된다. 이 지점에서 국가이익을 구성하는 공통적인 속성으로서 권력 속성이 있다는 것과 국가이익의 추구에 있어 우선순위가 있다는 것은 구분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은 미국이 국가이익을 어떻게 분류하는지 보여준다.[3] 국가 행위자의 단일성과 집합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과연 국가이익이 단일 레벨로 설명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구 분

내 용

사활적 이익

(Vital Interest)

: 국가의 존립

ㆍ국가의 존립에 관한 이익

ㆍ국민들의 생활을 보장ㆍ증진하는데 필수적 이익

) 영토와 주권 등

핵심적 이익

(Extremely Important Interest)

: 국가의 안녕

ㆍ국가의 안녕에 관한 이익

양보할 경우, 국민들의 생활 보장 및 증진을 심각하게 손상시키지만 위태롭지 않은 이익

) 경제적 번영

중요한 이익

(Important Interest)

: 국익침해 예방

ㆍ국익침해 예방에 관한 이익

ㆍ양보할 경우, 국민들의 생활을 보장 및 증진하는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이익

) 세계평화와 국제질서의 안정

부차적 이익

(Secondary Interest)

: 기타이익

ㆍ국가정책의 성공적 추진과 간접적으로 연관되는 이익

양보할 경우, 국민들의 생활을 보장ㆍ증진하는 정부의 능력을 심각하게 손상시키지만 위태롭게 하지 않는 이익) 이념·가치의 확산

 

그렇다면 사드가 대체 중국의 국가이익과 어떠한 관계를 가진다는 것인가? 중국은 지속적으로 사드에 대해 중국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중국의 정당한 국가이익을 위협한다는 논평을 지속해왔다.[4] 중국이 여기서 침범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중국이 가지는 억지능력의 훼손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드는 중국의 억지 능력을 어떻게 훼손하는가?


억지에는 응징과 거부가 포함된다.[5] 억지에서의 응징능력은 상대가 공격을 먼저 하였을 때 충분한 보복을 가하여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그것을 상대에게 인식하게 하여 공격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응징능력은 보복위협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고, 잠재적 적이 무력공격을 감행할 때, 감당 불가능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이다. 거부능력은 다른 행위자의 노력에 저항하거나 이를 좌절시키는 능력이 다른 행위자의 노력을 할 비용보다 크다면 그러한 행위를 이뤄지지 않게 할 것이고 따라서 상대가 공격을 먼저 가할 때 그 공격이 좌절되거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게 하는 능력이 곧 응징능력이 된다. 억지는 이 두 가지의 능력이 복합적으로 사용될 때 달성된다.[6]


중국은 부상하기전부터 갖춰왔고, 부상하면서도 확충했던 것은 근본적으로 로켓과 핵으로 표상되는 전략무기체제였다. 이러한 전략무기체제를 통해 중국은 자국에 대한 억지를 달성하려 하였다. 중국의 부상은 이러한 억지의 대상이 미국으로 본격적으로 확장되었고 따라서 상호간의 응징억지가 이뤄지는 상호확증파괴(MAD)가 결국 중국이 미국에 대해 억지를 하는 지향이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상호확증파괴가 무너질 수 있게 하는 방식이 바로 레이건 정부당시의 미국이 소련과의 MAD 상태를 돌파하기 위한 SDI였다. SDI는 이후 MD로 발전하였고 이러한 MD의 무기체계 중 하나가 바로 사드이다. 따라서 사드는 응징능력으로서의 전략무기에 대한 거부능력으로 표상된다. 이러한 사드의 배치는 따라서 중국의 응징억지에 대한 좌절의 시도로 볼 수 있고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안보정책에 전면적인 반대이자 좌절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를 위의 국가이익의 층위로 비춰보자면 사활적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며 동시에 핵심적 이익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중국은 경제 제재로 중요한 이익과 부차적 이익에 손상이 가더라도 한국에 대한 제재는 더 높은 층위의 국가이익에 입각한 정책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두번째 짚어야 할 것은 한중관계에서 작동한 관념적인 변수들이다. 먼저 한중관계가 이번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 가장 높은 단계로 격상했고 실제로 중국의 전승절에 한국의 국가원수가 천안문 위에 올라가고 동맹국인 북한보다 더 상석에 위치시키는 등의 친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정부가 기존의 정책적 지향에서 사드 배치로 선회하자 중국은 이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한의 핵위협이 커진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선의를 서로 교감했던 정부가 이러한 움직임으로 나왔다는 것에서 중국은 자국의 체면이 손상되었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크고 특히 체면이라는 명분적 입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의 대외인식에서 이러한 행동은 중국의 반감을 크게 샀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이어 중국의 국내정치적 특성이 중국의 행태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시진핑은 지속적으로 반대입장을 직접적으로 표명하여 왔다.[7] 비록 집단지도체제라고 하더라도, 권위주의 체제에서의 1인자의 의사표명이 한번 이뤄진다면 이를 1인자가 철회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의사표명은 전폭적으로 국가정책으로 진행되며 이는 쉽게 순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의 외교정책은 시진핑이 이러한 의사표명을 명백히 한 이상 일단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드문제가 중국의 대외정책에서의 이슈화가 되었기에 사드는 중국에서 그 기술적 능력을 차치하더라도 사드는 그 실제와 달리 일종의 상징이 되어버렸다(symbolization). 사드가 대중 억지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며,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거부 억지능력으로 도입된 것이며 이미 다른 미국의 전략 자산이 중국을 억지하기에 충분하다 할지라도 중국의 입장에서는 사드가 중국의 국가이익을 침범하는 가장 강력한 상징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국제정치에서의 대외인식이란, 실증에만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관념적인 변인에도 기인하는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에게 있어서 한반도 사드 배치란 이러한 중국의 국가이익에 정면으로 침범하는 실증인 동시에 상징이 되었기에 중국은 한국에 대해 강력한 반감을 느끼게 되고 한국에 대한 경제적 강압과 제재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보복조치는 당연히 불합리하다. 실증적으로 사드는 한국의 국가안보에는 당사자성을 가지는 문제이며, 중국의 군사능력을 억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명확한 무기체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합리함에도 불구하고, 국제정치라는 것이 본래 규범과 당위만으로 작동하지도 않으며 특히 안보 문제에서는 규범과 당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중국에게는 한반도의 사드 배치는 아무 조치 없이 용납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고, 따라서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가 뒤따르는 것이다. 그렇기에 재작년-작년에 쓴 논문에도 이 문제를 적시한 것이다. 최소한 그 때부터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했더라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상태에서 현실에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1] …, “한반도 사드 배치 논란 : 쟁점과 분석,『정책연구 187(2016), p. 107.

[2] Hans J. Morgenthaus, Politics Among Nations: The Struggle for Power and Peace, 6th ed. (New York: Arfred A. Knopf, 1985), p. 36.

[3] Robert Ellsworth, Andrew Goodpaster, and Rita Hauser, America's National Interests: A Report from The Commission on America's National Interests. (Washington, D.C.: Commission on America's National Interests, 2000), pp. 9-18.

[4] http://www.hankookilbo.com/v/1984f4b3393441d0af6cb29680de861f

[5] Glenn Snyder, Deterrence and Defense: Toward Theory of National Security (Princeton: The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61), pp. 14-16.

[6] Patrick Morgan, Deterrence: A conceptual Analysis (Beverly Hills, CA: Sage, 1983), p. 30.

[7]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05/2016090501066.html

TAG
,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