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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간의 양국관계에서 역사갈등은 중요한 위치를 가진다. 이러한 역사갈등의 배경에는 기억의 정치가 존재하며, 기억의 정치에서는 양국의 기념관을 집단기억의 결과물인 동시에 기억을 주조함으로서 국가정체성을 형성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억이 왜 선택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보다 필요하다.


한국의 기념관 중에서 독립기념관과 서대문 형무소 기념공원은 식민지기억을 다룬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기념관 중에서는 전쟁기억을 다루는 야스쿠니 신사와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이 있다. 독립기념관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독립의 기념을 위해 지어진 공간이지만 서대문 형무소 기념공원은 일제 강점기부터 60년대까지의 한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실재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가진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정당화하는 동시에 미화하는 측면을 가지며, 히로시마는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핵무기가 사용된 전장이자, 희생당한 일본의 국민들을 기념한다. 각기 기념하는 바와 양식이 모두 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념관들은 모두 하나의 관념을 공유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피해자의식이다. 이러한 피해자의식의 서사를 앞에서 언급한 기념관은 모두 역설하고 있다. 독립기념관은 이러한 피해자의식의 서사를 강하게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낸 공간이며, 서대문 형무소 기념공원은 서대문 형무소의 역사에서 일부분인 일제의 탄압을 강하게 강조하는 서사를 보여준다. 야스쿠니 신사의 유슈칸은 식민지국가들의 가해자였던 역사들은 모두 배제하고, 이른바 일본제국주의를 위한 일본인의 희생에 대한 서사를 다룬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은 전쟁과 유리되었던 후방의애꿎은 일본인들이 어떻게 희생되었는 지를 보여준다. 모두 피해자의식에서 기반하는 집단기억의 서사로 기념의 정치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국주의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그러한 과거를 기념하는 서사구조는 피해자의식이라는 것은 분명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양국의 피해자의식이 양국의 역사문제에 중요하게 작동하고 있다면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식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안이 된다. 이는 자국민에게 보여주는 역사에 의해 양국관계가 영향을 받는 문제로 봐야 하며, 이러한 시점에서 역사가 어떻게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사회과학논집, 제45집 1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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