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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내가 가지는 집착 하나에 대하여..



중학교 때 일이다. 한창 중학교 다닐 때 이른바 ‘겟판’, 혹은 ‘게시판’이라 하여 HTML과 자바스크립트로 데코레이션 하는 일종의 방명록이 한창 유행이었다. 당시만 해도 내가 다니던 지역은 컴퓨터가 보급은 되었지만 다들 이를 어찌 활용할지 어떻게 잘 모르던 시절이었다. 물론 이런 게시판은 훗날 다모임과 싸이월드가 도입되면서 초장 박살 나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이 글의 목적은 철저히 나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본인은 남들 게시판 만들 때 나모 웹에디터로 뚜닥뚜닥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당시 PHP나 CGI의 개념을 아는 것도 아니었고, 중3이 되어 서야 그런 것이 있고 그게 좋구나를 알았다. 게시판 문화이던 시절에는 전혀 몰랐다. 그런 게 있는지도. 어쨌든 그렇게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인티즌에 처음 돌려보고, 하이홈에 올려서 운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학교에서 컴퓨터가 선택 과목으로 등장했고 컴퓨터의 부족으로 일종의 성적 순으로 선택 과목 정원수를 짤랐고 본인은 포함되었다. 2학년 때까지는 주요과정이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였지만, 3학년 2학기에는 나모 웹에디터가 주요과목이었고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물론 난 완성본이 있었기 때문에 실기는 완전히 통과된 상태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2학년 때 이야기였던것 같다. 다 들 게시판 가지고 자랑하는 이야기가 오가는 와중에서 별로 나를 좋아하지 않던 친구 하나가 턱하고 이야기를 던졌다. “야 우리가 아무리 잘난 척 해봤자. 다 다른 데서 복사해온 거잖아. Fulton 홈페이지 봐봐. 원래 그렇게 자기가 만드는 거지. 우린 그저 남이 만들어 놓은 거 퍼다 놓는 것 뿐이잖아.” 난 그 때서야 두 가지를 알았다. 아 그게 긁어온 거구나, 그리고 내가 만든 콘텐츠라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구나였다. 그 이후 웹에서는 남이 만들어다 주는 것에 대해서는 뭔가 탐탁치 않아하는 그런 게 있었다. 사실 블로그 스킨 같은 것도 이글루스에 잠시 있을 때는 내가 직접 투닥거리면 만들어보기도 하고 그랬었다. 결국 지금은 내 능력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 포기하고 남이 만든 스킨을 가져다 설치형 블로그에서 돌리고 있는 꼬라 지가 되어버렸지만...

그 시절부터 였던 듯 하다. 뭔가 나만의 콘텐츠와 그 콘텐츠를 펼 수 있는 나만의 장에 집착하게 되었고 그래서 사이버스페이스 공간을 좀 오래 방황하였다. 이제야 자리를 조금 잡은 듯하다. 사실 설치형 블로그에 자리를 잡고, 도메인을 신청한 다음에 야 난 그 안정감을 확실히 크게 얻었다. 물론 이 안정감이 어떻게 갈지는 잘 모르겠다 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설치형 블로그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최소한 이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내가 포기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외국 계정이라 한국의 조금은 애매한 사안들에 대해서 저촉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런 점에서 안정성도 있다. 물론 서버 차원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아직은 조금 불만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내가 멍청했던 탓이다. 난 이른바 그러한 ‘태그’들을 긁어오는 지 몰랐고, 결국 난 내가 하나하나 투닥투닥 만들었어야만 했다. 나모 웹에디터라 일단 대충 디자인 하고 이른바 ‘퇴고’를 볼 때는 메모장을 하나하나 보며 점검했다. 하지만 그렇게 멍청했기 때문에 결국 난 내 콘텐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 때의 경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남들이 안 하는 짓을 어떻겠든, 설령 그것이 조금 멍청한 짓이라도 해야 내 것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블로그 공간이 모자란다면 이제 유료 계정을 찾아서 떠돌것이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최소한 도메인은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다. 이게 다 중2병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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