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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단상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음식관에 대하여...옐레나 코스튜코비치의 『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이야기를 좋아할까?』에서 인용

토스카나 요리는 간결하다는 특징이 있고 꼭 필요한 것만 메뉴로 구성된다. 이런 특성은 고대 로마 군대의 생활을 연상하게 한다. 토스카나 향연은 격식이 없다. 아마도 이 지역이 역사적으로 절대왕정, 또는 궁정의 위계질서, 손윗사람을 배려한 자리 분배, 궁정 연회 등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 일 것이다. 토스카나의 요리는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하는 측면에 중점을 두고 수월하게 준비된다. 사람들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길에서 빵 조각을 씹듯 한 끼를 후딱 해치운다.

토스카나 요리는 무례할 정도로 간단하지만 주재료의 품질과 요리방식만큼은 아주 깐깐하다. 이곳에서는 재료의 배합을 엄격하게 규제한다. 이곳의 요리 대부분이 활활 타는 불 위에서 만들어지는데, 음식에 따라 불을 지피는 장작을 달리할 정도다. 장작은 나무의 고유한 향과 불꽃의 세기 등 타는 과정을 고려해 요리에 적합한 종류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개암나무의 잔가지 위에서는 얇고 평평한 밀가루 케이크를 굽는다. 너도밤나무로 훈제된 고기는 올리브 나무 위에서 구우며, 떡갈나무 위에서는 빵을 구워낸다. 해안에서 자라는 소나무와 아까시 나무, 밤나무는 장작으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은 반면, 복숭아나무는 어떤 음식에 쓰든 최고로 친다.

토스카나의 빵은 늘 식탁 한자리를 차지했던 기본 음식이다. 토스카나는 고대 로마에서 처럼 빵 생산을 정부가 관할했다. 따라서 한 곳에서 일제히 구워져 마을 각각에 제공되었다. 2000년 전 폼페이에서처럼, 토스카나에서 빵을 굽는 장소는 오븐에서 굽는 음식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특별히 선정된 지역이었다. 이처럼 토스카나에서는 어느 도시를 막론하고 빵을 준비하는 사람은 평범한 농가의 주부가 아니라 빵을 굽는 직업인이었다.

과거 토스카나에는 코라도 테데스키란 이름의 독특한 귀족이 한 명 살고 있었다.그는 종종 분홍색 옷을 입기도 했고 중국에서 잠시 살기도 했는데, 피렌체 금방의 빌라에서는 백조가 끄는 뗏목을 타고 온종일 저수지를 돌았다고 한다. 그는 1953년에 '비프스테이크 정당'이 탄생되었음을 선언했다. 정식으로 등록된 이 정당은 '1인당 비프스테이크 450그램을 전국민에게 보장'한다는, 독특하고도 비현실적인 원칙을 내세웠다.
하지만 비프스테이크 정당은 그해 밀라노 선거구에서 1201표, 피렌체에서 347표, 베로나에서 이부 표를 획득했다. 발기인들은 마치 슬로건과도 같은 다음 문장들을 채택했다. "내일의 제국보다 오늘의 비프스테이크가 더 낫다." "이탈리아인 모두에게 차별없이 연금과 초콜릿 잔을 내주어라." 테데스키는 선거운동을 식사와 춤을 곁들인 성대한 복권 추첨으로 바꾸자고 제안해다. 그는 국립 광대학교를 설립하고 모든 세금을 폐지하라는 의견을 내세우기도 했고, 정당의 후원아래 미스 비프스테이크 선발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아무튼 이 괴짜 귀족의 엉뚱한 선거운동은 지역 비프스테이크에 대한 토스카나인의 열렬한 숭배를 반영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옐레나 코스튜코비치, 김희정 역(2010),『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이야기를 좋아할까?』(서울:랜덤하우스코리아), pp.281~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