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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Korean Politics

법치주의의 왜곡에 관하여 짧은 글

    요즘 세상은 법치주의라는 것이 어떤 개념인지 참 모호하게 만든다. 법치주의란 법전과 법전에 대한 권위있는 해석, 또한 그 해석을 집행하는 사법부에 대한 존중에 기반한다. 개인적으로 법에 대한 존중은 믿지만 법치주의는 믿지 않는다. 원칙적인 의미에서의 법치주의는 텍스트의 해석이라는 여유와 여지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 운영에 유연성을 주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법치주의에 대한 내 선호나 생각은 접어두더라도 최근에 사법부와 보수적인 이념을 가진 정치 사회 집단과의 최근의 분쟁은 인상적인 몇 가지의 접점을 보여준다. 이른바 ‘보수 집단’이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기조 중 가장 중요한 개념인 법치주의를 들면서 정작 사법부의 해석에는 이념적 편향이라 비난하는 모순을 보인다는 것이다. 법치주의에 대한 개념 정립도 논란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법이라는 것은 법전이라는 텍스트의 해석에서 기인하고 이러한 해석의 권위를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법부는 법치주의라는 기조 위에서는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 물론 법치주의가 우선이 아니라면 다른 문제겠지만 법치주의를 우선시한다면 사법부의 판례와 재판은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

    ‘보수집단’이 내세우는 프로파간다인 법치주의는 이념적 편향으로 훼손되었다는 명제 역시 문제를 안고 있다. ‘보수집단’이 가지는 이념적 편향과 선호는 인정되면서 다른 방향의 이념적 평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과 또한 사법부가 모든 이념과 가치들을 초월한 절대적 존재라고 믿는 것도 하나의 거대한 신화의 불과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회적 집단도 사회 구조안에서 이념이라는 거대한 편향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만 그것을 조정할 뿐이다. 그것과 동떨어진 절대적 객관성이란 사회에 존재하지 않으며 더구나 어느 한쪽이 아니라고 편향적이라고 몰아붙이는 것도 결국 지나친 독선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큰 틀에서 한국사회 안의 법치주의가 무엇인지 논해보며 법치주의가 가지는 가치가 무엇인지 규명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러나 그전에 논하고 있는 ‘법치주의’가 제대로 된 개념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한 성찰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본다. 존중없는 법치주의와 이념 선호의 법치주의, 절대적 객관의 법치주의는 어떤 사회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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